임산부 14~23%가 산전 우울증(prenatal depression)을 경험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여기서 산전 우울증이란 임신 기간 중 지속적인 슬픔, 무기력감, 불안 등이 나타나는 정신건강 상태를 의미합니다. 저도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설마 나까지야' 싶었는데, 막상 직접 겪어보니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산전 우울증이 생기는 원인임신을 하면 주변에서 늘 "축복받은 시간"이라는 말을 건넵니다. 문화적으로도 임신은 마땅히 행복해야 하는 사건으로 여겨지죠. 그런데 저는 오히려 그 기대치가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계획임신이 아니었던 데다, 임신 전에 구체적으로 준비하던 이직 계획이 한순간에 틀어지면서 앞으로의 인생이 어떻게 바뀔지 막연한 두려움이 스멀스멀 올라왔습니다.산전 우울증의 주요 원인은 ..
출산 가방, 완벽하게 싸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35주차에 접어들며 저도 처음엔 리스트만 수십 개 저장해두고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직접 하나씩 챙겨보면서 깨달은 건, 많이 넣는 게 아니라 꼭 필요한 것만 골라내는 게 진짜 숙제라는 것이었습니다. 완벽하게 싸야 한다는 압박, 버려도 됩니다 — 필수 준비물 추리기출산 가방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혹시 빠트리면 어쩌지?"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여러 경험담을 들여다보니, 조리원에서 며칠을 지내는 동안 부족한 게 생기면 로켓 배송으로 당일이나 다음 날 받을 수 있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그 말 하나가 생각보다 큰 위안이 됐습니다.저는 우선 입는 오버나이트 생리대(팬티형 생리대)와 중형 생리대를 각 한 팩씩 캐리어에 넣어두었습니다..
배가 간지러울 때 그냥 긁으면 안 된다는 건 알겠는데, 왜 가려운 건지 정확히 아는 임산부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저도 34주 차에 접어들면서 배가 부쩍 간지러워지기 시작했는데, 단순히 피부가 당겨서 그런 건지, 아니면 뭔가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 헷갈렸습니다. 튼살로 인한 가려움과 임신소양증은 원인 자체가 다르고, 대응 방식도 달라야 합니다. 배가 간지러운 게 다 튼살 때문일까요? — 튼살 원인임신 중 가려움증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튼살입니다. 그런데 "튼살이 왜 생기는가"를 물으면 막연하게 "배가 커지니까"라고 대답하는 분이 많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피부 진피층의 콜라겐과 탄력섬유, 즉 피부 탄성을 유지하는 단백질 구조물이 배가 불러오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조직이 손..
임신 후기로 갈수록 깊은 수면 단계가 짧아진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저는 34주차에 접어들면서 그 말이 뼈저리게 실감되고 있습니다. 자다가 깨고, 돌아누우면 또 깨고. 출산 전에 잘 자둬야 한다는 말이 오히려 강박이 되어 더 잠이 안 오는 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임신하면 왜 잠을 못 자는 걸까임신 중 불면은 단순히 "배가 불러서 불편한"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로 수면 다원 검사(Polysomnography), 즉 수면 중 뇌파·호흡·근육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검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 있는데, 임신 후기로 갈수록 서파 수면(Deep Sleep)이라 불리는 깊은 잠의 단계가 눈에 띄게 짧아진다는 것입니다(출처: 미국 국립아동건강·인간발달연구소(NICHD)). 쉽게 말해, 몸은 분명히 누워 ..
솔직히 저는 발가락 양말을 '아저씨 양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투박하고 촌스럽다는 편견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직접 신어보고 나서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발가락 하나하나가 분리되는 것만으로 이렇게 달라질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발가락 양말, 편견을 깨기까지저는 꽤 오랫동안 발가락 양말을 의식적으로 피했습니다. 디자인이 예쁘지 않다는 이유였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편견 때문에 꽤 손해를 봤다는 생각이 듭니다.계기는 우연히 접하게 된 영상 한 편이었습니다. 로봇 공학 분야에서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 발가락 구조를 연구했더니, 발가락이 독립적으로 설계했을 때 에너지 효율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람의 발도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발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야 신체 밸런스를 훨씬..
임신 중 다리가 퉁퉁 붓는 건 어쩔 수 없다고 그냥 참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한동안 그랬습니다. 그런데 하지정맥류나 혈전증 예방까지 생각하면 압박스타킹은 선택이 아니라 거의 필수에 가깝습니다. 다만 맞는 제품을 찾기까지가 정말 험난한 여정이라는 것, 먼저 겪어본 입장에서 솔직하게 정리해봤습니다. 임신 중 부종·하지정맥류·혈전증, 압박스타킹이 필요한 이유임신을 하면 몸속 혈액량이 평소보다 약 40~50% 늘어납니다. 늘어난 혈액이 잘 순환되면 좋겠지만, 자궁이 커지면서 하대정맥을 눌러 다리 쪽 혈류가 정체되기 쉽습니다. 이 상태가 오래되면 하지정맥류(Varicose Vein)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하지정맥류란 다리 표면의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구불구불하게 돌출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보기에도 불..
임신 후기에 접어들면서 "붓기 정도야 다 그렇지" 하고 넘겼는데, 결혼반지가 손가락에서 빠지지 않는 순간이 오면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뀝니다. 저도 34주에 접어들면서 처음으로 그 경험을 했습니다. 임신 중 붓기, 어디까지 그냥 두어도 괜찮고 어디서부터 바로 병원에 가야 하는 걸까요? 임신 후기 붓기, 사실 당연한 걸까요? ㅡ 임신부종임신 중에는 몸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수분을 보유합니다. 임신이 진행될수록 커진 자궁이 하체 쪽 혈류에 영향을 주고, 그 결과 체액이 발과 발목, 다리에 모이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이것을 임신 부종(浮腫)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혈액이나 림프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조직 사이에 수분이 쌓이는 현상입니다.저도 32주까지는 "나는 별로 안 붓는 체질인가 보다" 싶었습니다..
임신 중 다리가 저리거나 종아리에 쥐가 나는 경험, 한 번쯤 해보셨나요? 임산부 상당수가 이 증상을 겪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임신 전부터 혈액순환이 좋지 않아 다리 저림에 익숙한 편이었는데, 정작 임신 33주차에 접어든 지금은 오히려 임신 전보다 이 증상이 덜합니다. 임산부 다리저림, 왜 생기는 걸까요? — 원인임신 중에는 자궁이 커지면서 하체 혈관과 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이 점점 커집니다. 여기서 핵심은 하대정맥(IVC, Inferior Vena Cava) 압박인데, 쉽게 말해 온몸의 혈액을 심장으로 되돌려 보내는 굵은 정맥이 자궁의 무게에 눌리는 현상입니다. 이 압박이 심해지면 다리 쪽 혈액이 잘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저림이나 부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원인이 좌골신..

